배움에 목마른 육순의 두 주부만학도 >
신라대 사회계열학군 나란히 입학 `나이는 생일 케이크의 양초 숫자일 뿐'
같은 동네에 사는 육순의 두 주부가 만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2일 대학 새내 기로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부산시 사하구 괴정4동 이웃지간인 구애순(62.여), 최옥분씨(63.여).
두 사람은 수시2학기 만학도 특별전형을 거쳐 신라대 사회계열학부군Ⅱ에 합격, 이날 당당히 입학식 무대에 섰다.
두 여인은 그간 살아온 역정까지 닮은 꼴이다.
초등학교 졸업과 중학교 중퇴후 가정형편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만했던 이들은 배움에 대한 목마름때문에 검정고시를 통해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다음 지난해 집 근처의 한 학원에서 수험준비를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됐다.
이들은 학원에서 수험정보를 교환하면서 `노인복지나 사회복지를 전공해 이웃에 봉사하자'는데 뜻을 같이해 나란히 신라대 입학문을 두드린 끝에 이날 남편과 자녀 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한 부인과 장한 어머니로서 입학식장에 서게 됐다.
남편과 자녀들의 축하속에 입학식을 마친 이들은 손자, 손녀뻘되는 동기생들과 함께 교내 사범관 605호실에서 조교의 안내를 받아 수강신청을 마치고 교양기초과정 강의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환한 얼굴로 새내기 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밝혔다.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만년에 어렵사리 공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의 그 늘진 곳에 사는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진학의 밑거름이 됐다는 구씨는 "한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후 제과점과 슈퍼 등을 운영하며 1남1녀의 자녀를 키웠고 재작년 제과점 운영을 그만둔 직후부터 대학진학을 결심했다"며 "진학의사를 밝히자 남편과 자녀들은 대찬 성이었다"고 말했다.
구씨는 노후생활을 위해 묻어둔 저축에서 쪼개 학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최씨 역시 고향인 경기도 의정부에서 초등학교를 마친 뒤로 공부욕심이 많았으 나 빠듯한 살림살이때문에 엄두를 못내다 `학비를 보태겠다'는 남편과 1남2녀 자녀 들의 격려에 힘입어 진학 용기를 냈다.
구씨와 최씨는 대학생활에서 영어와 컴퓨터 분야가 가장 힘들 것으로 보고 입학 전부터 이미 관련 서적 등을 통해 단어와 문법 등 영어공부와 컴퓨터 다루는 법을 익힐 정도로 배움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한걸음 더 욕심을 내 장학금에 도전해 볼 계획이라는 두 주부만학도는 "늦게 시 작한 공부이지만 내친 김에 대학원에 진학해 노인복지나 사회복지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전문지식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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