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학교에서 꽃핀 대학생의 꿈
대덕소년원의 또 다른 이름인 대산체육중.고등 학교 학생 9명이 올해 대학입시에 합격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 소년원 가운데 유일한 체육학교인 이 학교는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질러 17 개월 이상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 가운데 복싱, 볼링, 씨름, 역도, 유도, 태권도 등 6개 종목에 소질있는 수감자들을 선발해 집중 교육하고 있다.
서모(20.부산)씨의 경우 2003년 9월 폭력 혐의로 보호처분을 받은 뒤 태권도 등 운동에 소질이 많은 특기를 살려 체육학교를 선택, 이 학교에서 처음 씨름을 배운 뒤 대전시 대표로 뽑혀 전국체전에도 출전했었다.
다음달 31일 보호처분 기간이 만료되는 서씨는 씨름대회 입상 경력을 이용해 A 대학 스포츠학과 특별전형에 지원, 당당히 합격증을 받았다.
서씨는 "대학에서도 운동을 계속해 태권도장을 차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모(19)군은 지난해 7월 절도 혐의로 보호처분을 받은 뒤 힙합댄스 경력을 살 려 이 학교 댄스스포츠부에 들어왔지만 올해 봄 댄스스포츠부가 해체되자 검정고시 공부에 몰두,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고 B대학 건축디자인학과에 합격했다.
김군은 "만약 이곳에 오지 않고 밖에서 계속 사고를 치고 다녔다면 대학 갈 생 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서로 잘 이해하는 같은 방 친구들과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합격증을 손에 쥐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 러웠다"며 "체육학교에 올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소년원생들은 주저없이 선택할 것 을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태권도 2단 자격증을 딴 김모(19)군이 C대학 사회체육학과에 합격하는 등 모두 9명이 2학기 수시모집을 통해 경호학과, 건축디자인학과 등에 합격했다.
또 올해 수능을 치른 7명의 재학생 가운데 장모(17)군과 김모(18)군 등 3명이 대입 일반전형에 응시했으며 학교측은 이들이 합격할 경우 2005년 4월과 5월인 퇴소 예정일을 2월로 앞당겨 `특별 가퇴원'시킬 방침이다.
대전시 동구 대성동에 자리한 이 학교에는 현재 76명의 학생이 담임교사와 외부 에서 초청한 전문 코치의 지도를 받아 오전에는 일반 교과수업, 오후에는 체육수업 을 받고 있다.
특히 6개 라인의 볼링장과 복싱장, 유도장 등 종목별 체육시설은 수준급이며 학 생들은 매년 전국체전과 대전시대회 등에 출전해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성우제 교장은 "소년원이라고 하면 아직도 구금시설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지만 우리 시설은 일반 기숙학교보다 더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체육을 통해 아 이들의 심성을 순화시키고 참을성과 자신감을 키워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이 목적"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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